독서 노트 :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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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유하고 싶은 글귀가 있어 적어 봅니다.
- 장애인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현재의 삶에 희망이 없음을 전제로 한다. 장애인의 삶에는 당연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더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의 삶에 가치는 매기는 것이 모욕적이다. 설령 장애인이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애인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이상하다. 장애인이 희망을 가져야 할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를 둘러싼 말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훑는 작업은 마치 세상을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착각이고 신화일 뿐이다. 누군가를 정말 평등하게 대우하고 존중한다는 건 나의 무의식까지 훑어 보는 작업을 거친 후에야 조금이나마 가능해질 것 같았다.
- '우리'와 '그들'이라는 감각의 차이는 두 집단을 가르는 경계에서 생긴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 즉 '그들'을 쉽게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속한 내부집단은 복잡하고 다양하고 더 인간적이라고 느낀다. 반면 외부집단은 훨씬 단조롭고 균질하며 덜 인간적으로 보인다.... 그렇게 나를 중심으로 집단을 가르는 마음의 경계를 따라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만들어진다.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경계는 국적만이 아니라 성별, 장애, 나이, 종교, 가족상황, 학력, 지역,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수많은 분류기준과 범주에 따라 다층적으로 존재한다.
- 내 삶은 정말 차별과 상관없는가?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성찰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내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지적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내 시야가 미치지 못한 사각지대를 발견할 기회이다. 그 성찰의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자연스러워 보이는 사회질서를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며 차별에 가담하게 될 것이다.
- 실질적 평등을 위해서는 현실의 불평등한 조건과 다양성이 고려되는 적극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 적극적 조치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불이익을 받는 집단을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할 때가 있음을 의미한다.
- 모두가 평등을 바라지만, 선량한 마음만으로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불평등한 세상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익숙한 질서 너머의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