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트 :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태수)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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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작가 태수)를 읽다가 마음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어 소개합니다.
- 해소되지 않은 기분은 성격이 된다. 작은 짜증으로 시작된 기분은 일상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고 속속들이 헤쳐 모여 결국 더러운 성격으로 완성된다. 어떤 성격으로 살고 싶은지는 빼곡이 적은 새해 다짐이 아니라 일상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달려 있다.
그래서 요즘은 화가 나면 일단 3초를 센다. 3...2...1... 숫자를 끝낸 뒤 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소리로 주문을 외운다. "그럴 수 있지" 이 간단한 주문은 불타던 세상을 조금이나마 미지근하게 식혀 준다.
물론 이따금 이 주문으로도 처리되지 않는 거대한 감정을 만날 때도 있다. 3초는 커녕 30일로도 해소되지 않는 뜨거운 감정 앞에서 나는 또 무기력함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내 성격의 주도권을 내가 싫어하는 인간들에게 넘겨주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내 감정쯤은 스스로 해소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의 소유자이다.
언제든 화가 날 순 있지만, 언제든 화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럴 수 있다.'라는 방패같은 말로 남이 아닌 나의 기분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짜릿함보다는 안도감에, 특별함보단 일상적임에 더 가깝다. 아무 탈 없이 일할 수 있어서. 아픈 곳 없이 가족과 통화할 수 있어서, 희망은 없어도 절망도 없이 내일을 또 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할 수 있는게 지금의 내 삶이다.
누군가는 그토록 조용한 인생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냐고 묻겠지만, 물론 조용함은 웃을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울 일이 없는 상태니까.
기쁜 일이 없는 하루가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하루니까.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간 이 조용한 하루들은 우리 인생의 공백이 아닌, 여백이니까.